성범죄 증인신문|한 질문에는 하나의 사실만 담아라: One Fact Per Question 원칙

성범죄 증인신문|한 질문에는 하나의 사실만 담아라: One Fact Per Question 원칙

영미법식 증인신문에는 재판의 흐름을 바꾸는 여러 가지 기술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반대신문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익혀야 할 원칙은 “한 질문에는 하나의 사실만 담아라”는 것입니다.

성범죄 증인신문 질문이 길어지면 변호사가 많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법정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에 포함된 사실이 많아질수록 증인은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선택하여 답변하고, 나머지 사실에 관해서는 설명하거나 회피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반대신문은 증인에게 사건 전모를 다시 설명하게 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변호인이 미리 설계한 순서에 따라 필요한 사실을 하나씩 확인하고, 그 사실들이 축적되면서 재판부가 자연스럽게 결론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성범죄 증인신문 질문은 짧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 가능해야 합니다.

영미법식 증인신문의 5가지 핵심 기술

영미법계의 반대신문 이론을 형사재판 실무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기술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한 질문에는 하나의 사실만 담는 기술
  2. 유도신문을 통해 답변의 범위를 제한하는 기술
  3. 증인의 진술을 고정하는 기술
  4. 모순을 발견하고 드러내는 기술
  5. 필요한 사실을 얻은 뒤 침묵하는 기술

이 다섯 가지 기술은 서로 독립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사실을 담아야 유도신문이 가능하고, 짧고 통제된 질문을 반복해야 증인의 진술을 고정할 수 있습니다. 진술이 고정되어야 이전 진술과의 모순을 드러낼 수 있으며, 결정적인 답변을 얻은 뒤에는 불필요한 질문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출발점인 One Fact Per Question 원칙을 살펴보겠습니다.

One Fact Per Question 원칙이란 무엇인가

One Fact Per Question을 직역하면 “하나의 질문에는 하나의 사실만 담아라”는 의미입니다.

영미법계의 반대신문 교재를 살펴보면 표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좋은 반대신문 질문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갖추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증인이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하나의 사실을 제시하라.

많은 변호사가 법정에서 질문할 때 자신도 모르게 여러 개의 사실을 하나의 문장에 넣습니다. 사건의 전체 흐름을 한 번에 재판부에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질문 속에 여러 사실이 포함되면 증인은 질문 전체에 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부 사실은 인정하면서 일부 사실은 부인할 수 있고,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에는 설명을 덧붙일 수 있습니다.

반대신문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증인이 거짓말을 하는 순간만이 아닙니다. 증인이 질문의 범위를 스스로 선택하는 순간도 위험합니다.

질문의 범위를 증인이 결정하기 시작하면 신문의 주도권은 변호인에게서 증인에게 넘어갑니다.

왜 긴 질문이 위험한가

질문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나쁜 질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긴 질문 안에 서로 다른 사실이 여러 개 포함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변호인이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나쁜 예시: 강제추행 사건

변호사:
“당시 술도 마셨고, 피고인과 웃으면서 이야기했고, 함께 노래방에도 갔으며,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았죠?”

이 질문에는 최소한 네 개의 사실이 들어 있습니다.

  • 술을 마셨다는 사실
  • 피고인과 웃으며 이야기했다는 사실
  • 피고인과 함께 노래방에 갔다는 사실
  • 당시 분위기가 좋았다는 평가

증인은 다음과 같이 답변할 수 있습니다.

고소인:
“술을 마시고 웃은 것은 맞지만, 분위기가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또는 다음과 같이 답할 수도 있습니다.

고소인:
“노래방에는 갔지만 불편했고, 무서워서 따라간 것입니다.”

이 답변이 나오면 변호인이 확인하려고 했던 객관적인 행동들은 증인의 주관적인 설명에 의해 희석됩니다. 특히 “무서워서 그랬다”,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는 설명이 붙으면 재판부의 관심이 객관적인 행동보다 증인의 심리 상태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질문 하나에 많은 사실을 담으려다가 오히려 증인에게 여러 사실을 한꺼번에 해명할 기회를 준 것입니다.

준강간 사건에서 복합질문이 특히 위험한 이유

준강간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휴대전화 사용, 메시지 전송, 음식이나 술의 주문, 결제, 이동, 대화 등은 피해자의 당시 인식과 행동 능력을 판단하는 간접사실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한 번에 질문해서는 안 됩니다.

나쁜 예시: 준강간 사건

변호사:
“당시 의식도 있었고, 휴대전화도 사용했고, 카카오톡도 보냈고, 술도 추가로 주문한 것 아닙니까?”

고소인:
“그 부분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나의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네 가지 사실이 한꺼번에 불분명해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질문에 “의식이 있었다”는 법적·평가적 표현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휴대전화 사용이나 메시지 전송은 객관적 사실이지만, 의식이 있었는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재판부가 판단해야 하는 결론에 가깝습니다.

반대신문에서는 증인에게 결론을 인정받으려 하기보다, 재판부가 결론을 내리는 데 필요한 기초사실을 확보해야 합니다.

질문을 하나씩 분해하는 방법

복합질문을 발견했다면 문장 속에 포함된 사실을 각각 분리해야 합니다. 질문을 분리하면 질문 수는 늘어나지만 증인이 설명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듭니다.

좋은 예시: 강제추행 이후의 행동

변호사:
“당시 술자리에 계속 있었죠?”

고소인:
“예.”

변호사:
“먼저 자리를 떠나지는 않았죠?”

고소인:
“예.”

변호사:
“이후 일행과 함께 노래방으로 이동했죠?”

고소인:
“예.”

변호사:
“노래방에서 같은 방에 있었죠?”

고소인:
“예.”

변호사:
“노래도 불렀죠?”

고소인:
“예.”

각 질문에는 하나의 사실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변호인은 “그러므로 강제추행이 아니었다”거나 “진정한 피해자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질문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평가는 변호인이 질문할 사항이 아니라 재판부가 판단할 사항입니다.

변호인의 역할은 객관적인 행동을 하나씩 법정에 올려놓는 것입니다. 그 사실들이 충분히 축적되면 재판부는 변호인이 결론을 직접 말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의문을 갖게 됩니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피해 직후의 행동으로 보기에 자연스러운가.”

“고소인이 느꼈다고 주장하는 공포나 불쾌감과 이후 행동이 일치하는가.”

물론 피해 이후에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과 함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 진술을 배척할 수는 없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반응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은 단독으로 결론을 내리는 증거가 아니라, 다른 객관적 사실 및 진술의 일관성과 함께 평가되어야 합니다.

바로 이 때문에 질문 단계에서는 섣부른 평가를 제외하고 사실만 정확하게 확보해야 합니다.

좋은 예시: 준강간 사건의 휴대전화 사용

준강간 사건에서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확인할 때도 행동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호사:
“당시 본인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죠?”

고소인:
“예.”

변호사:
“휴대전화 화면을 직접 켰죠?”

고소인:
“예.”

변호사: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했죠?”

고소인:
“예.”

변호사: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실행했죠?”

고소인:
“예.”

변호사:
“친구와의 대화창을 직접 선택했죠?”

고소인:
“예.”

변호사:
“메시지를 직접 작성했죠?”

고소인:
“예.”

변호사:
“작성한 메시지를 직접 전송했죠?”

고소인:
“예.”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하나의 표현 안에는 여러 단계의 행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휴대전화를 사용했죠?”라고 질문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사건의 쟁점과 증거관계에 따라서는 잠금 해제, 애플리케이션 실행, 상대방 선택, 문장 작성, 전송이라는 행동을 나누어 확인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질문을 세분화하면 재판부는 고소인이 수행한 행동의 복잡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질문만으로 곧바로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휴대전화 사용의 시점, 메시지 내용, 오타 여부, 대화의 맥락, 평소 사용 습관, 음주 정도, 전후 행동 등 다른 사정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좋은 성범죄 증인신문 질문은 특정 사실을 과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 사실이 가진 증명력을 최대한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One Fact Per Question의 심리학적 효과

One Fact Per Question 원칙은 단순한 문장 작성법이 아닙니다. 증인의 선택지를 제한하는 심리적 통제 기술입니다.

사람은 여러 사실을 한꺼번에 제시받으면 그중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을 선택하여 답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질문에 네 개의 사실이 들어 있으면 증인은 네 개 중 하나만 부인하거나 설명하면서 질문 전체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하나의 사실만 제시되면 답변의 범위가 좁아집니다.

예를 들어 다음 질문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통제 가능한 질문

“당시 휴대전화의 잠금을 직접 해제했죠?”

이 질문은 특정 행동 하나만 묻습니다. 증인은 원칙적으로 잠금을 직접 해제했는지 여부에 답해야 합니다.

통제하기 어려운 질문

“당시 의식도 있었고 휴대전화 잠금도 직접 해제하여 친구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던 것 아닙니까?”

이 질문에는 의식 상태, 잠금 해제, 카카오톡 실행, 메시지 전송이라는 여러 사실과 평가가 섞여 있습니다.

증인은 다음과 같이 답할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만지기는 했지만 정신이 온전하지 않았고, 무슨 내용을 보냈는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증인은 객관적 행동에 관한 질문을 자신의 주관적 상태에 관한 설명으로 바꾸었습니다. 질문이 복잡했기 때문에 가능한 답변입니다.

One Fact Per Question 원칙은 증인의 입을 막는 기술이 아닙니다. 질문한 사실에 대해서만 정확히 답하도록 질문의 경계를 설정하는 기술입니다.

실제 재판 경험에서 확인한 질문 분해의 효과

과거에는 필자 역시 하나의 질문에 사건의 의미를 모두 담으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강제추행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고소인은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이후 피고인과 웃으며 술을 마시고 노래방까지 함께 간 것이 맞습니까?”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피해 주장과 이후 행동 사이의 모순을 한 번에 보여주는 강력한 질문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법정에서 증인은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일 수 있습니다.

“무서워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있어서 분위기를 깨기 싫었습니다.”

“혼자 집에 돌아가기 어려웠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추행이라는 생각을 바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답변이 나오면 변호인이 제시하려던 객관적 행동은 증인의 설명 속으로 사라집니다. 변호인은 다시 증인의 설명을 반박해야 하고, 신문은 사실 확인이 아니라 증인과의 논쟁으로 바뀔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질문을 다음과 같이 분해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변호사:
“그 자리에서 곧바로 나가지는 않았죠?”

고소인:
“예.”

변호사:
“일행과 계속 술을 마셨죠?”

고소인:
“예.”

변호사:
“노래방으로 함께 이동했죠?”

고소인:
“예.”

변호사:
“노래방에서도 피고인과 같은 공간에 있었죠?”

고소인:
“예.”

변호사:
“노래를 부른 사실도 있죠?”

고소인:
“예.”

필요한 답변을 얻었다면 그 지점에서 멈출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것입니까?”라는 마지막 질문은 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마지막 질문을 하는 순간 증인은 앞서 인정한 모든 사실을 다시 설명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미 확보한 다섯 개의 답변을 변호인의 질문 하나로 약화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좋은 반대신문은 재판부가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질문 수가 많아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사실만 담으면 질문 수가 늘어납니다. 일부 변호사는 질문이 지나치게 많아 보일 것을 우려하여 여러 사실을 하나로 합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질문 수가 적다고 해서 효율적인 신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복합질문을 던지고 증인으로부터 긴 설명을 듣는 것보다, 다섯 개의 짧은 질문을 통해 다섯 개의 명확한 답변을 확보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다만 질문을 세분화한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사실까지 모두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질문을 쪼개는 기술과 질문을 선별하는 기술은 함께 사용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준강간 사건에서 고소인이 식당에서 어떤 메뉴를 주문했는지가 핵심 쟁점과 관련이 없다면, 메뉴의 종류까지 세분화하여 질문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면 직접 메뉴판을 확인하고, 특정 메뉴를 선택하고, 종업원을 불러 주문하고, 추가 주문 여부를 판단하고, 본인의 카드로 결제했다는 일련의 행동이 당시 인식 능력이나 행동 능력을 판단하는 데 의미가 있다면 각각의 행동을 분리하여 질문할 수 있습니다.

질문의 개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각 질문이 입증하려는 핵심 사실과 연결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좋은 반대신문은 반드시 짧은 질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One Fact Per Question 원칙을 “모든 질문을 짧게 하라”는 원칙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질문의 길이와 질문에 포함된 사실의 수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다음 질문은 짧습니다.

“휴대전화를 사용했죠?”

질문은 짧고 사실도 하나입니다. 좋은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 질문은 비교적 깁니다.

“당시 고소인께서는 본인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여 잠금을 해제한 뒤 친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죠?”

문장은 길지만 질문이 확인하려는 핵심은 “고소인이 스스로 휴대전화를 조작하여 메시지를 전송하였다”는 하나의 연속된 행동입니다.

다만 실제 반대신문에서는 잠금 해제와 메시지 전송을 각각 분리할 실익이 있는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일부 행동만 부인할 가능성이 있거나 각 단계가 독립적인 의미를 가진다면 다음과 같이 나누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했죠?”

“휴대전화 잠금을 직접 해제했죠?”

“카카오톡을 직접 실행했죠?”

“친구에게 메시지를 직접 전송했죠?”

따라서 질문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나쁜 질문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질문에 포함된 사실들이 하나의 단일한 사실로 평가될 수 있는지, 증인이 일부만 인정하고 나머지를 회피할 수 있는지입니다.

사기 사건에서도 적용되는 동일한 원칙

One Fact Per Question 원칙은 성범죄 사건에만 적용되는 기술이 아닙니다. 모든 형사재판의 반대신문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사기 사건에서 고소인의 투자 판단이 쟁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짧고 통제된 질문

변호사:
“계약서를 직접 읽었죠?”

고소인:
“예.”

비교적 긴 단일사실 질문

변호사:
“투자금 전액이 손실될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된 계약서를 직접 읽고 서명했죠?”

고소인:
“예.”

두 번째 질문은 첫 번째 질문보다 길지만 핵심적으로는 위험조항이 기재된 계약서를 확인하고 서명했다는 하나의 사실을 묻고 있습니다.

다만 고소인이 계약서는 읽었지만 위험조항은 보지 못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면 질문을 다시 나누어야 합니다.

“계약서를 교부받았죠?”

“계약서를 직접 읽었죠?”

“계약서에 투자금 손실 가능성이 기재되어 있었죠?”

“그 문구 바로 아래에 서명했죠?”

“서명 전에 별도로 질문할 기회도 있었죠?”

이와 같이 질문을 분해하면 고소인의 투자 판단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 증인신문 질문을 분해하는 실무 기준

실제 기록을 검토하면서 질문안을 작성할 때에는 한 문장 안에서 접속사를 먼저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표현이 들어 있다면 복합질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그리고
  • 또한
  • 그러면서
  • 이후
  • 동시에
  • 그럼에도 불구하고
  • 뿐만 아니라
  • 했고, 했으며, 했는데

예를 들어 다음 질문을 보겠습니다.

“고소인은 피고인에게 먼저 연락했고, 약속 장소를 정했으며, 피고인의 차량에 자발적으로 탑승한 것이 맞죠?”

이 질문에는 세 개의 사실이 들어 있습니다.

이를 다음과 같이 나누는 편이 안전합니다.

“고소인이 먼저 연락했죠?”

“만날 장소도 고소인이 제안했죠?”

“피고인의 차량에는 스스로 탑승했죠?”

다만 이러한 사실은 성관계나 신체접촉에 대한 동의와 동일한 것이 아닙니다. 만남을 제안하거나 차량에 자발적으로 탑승했다는 사정만으로 이후의 성적 행위에 동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변호인은 개별 사실의 법적 의미를 과장하지 않으면서, 사건 전후의 전체 정황을 구성하는 하나의 간접사실로 활용해야 합니다.

질문을 분해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

One Fact Per Question 원칙을 적용한다고 해서 모든 질문이 자동으로 좋은 질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질문을 작성하기 전에는 다음 사항을 검토해야 합니다.

첫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인가

반대신문에서는 원칙적으로 답을 예상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기록에 근거가 없거나 증인이 어떻게 답할지 알 수 없는 질문을 세분화하면 오히려 위험이 커집니다.

둘째, 증거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인가

증인이 부인했을 때 CCTV, 카카오톡, 통화내역, 결제내역, 위치정보, 수사기관 진술조서 등으로 반박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사건의 핵심 쟁점과 관련된 사실인가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사실만 담더라도 불필요한 사실을 계속 질문하면 신문의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넷째, 증인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는 평가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자연스럽지 않죠?”,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죠?”, “거짓말한 것이죠?”와 같은 질문은 사실이 아니라 평가 또는 결론을 묻는 질문입니다.

다섯째, 필요한 답변을 얻은 뒤 멈출 수 있는가

좋은 답변을 얻은 뒤 욕심을 부려 결론까지 확인하려 하면 증인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게 됩니다. 반대신문의 완성은 마지막 질문을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지막 질문을 하지 않는 것에 있기도 합니다.

One Fact Per Question 원칙의 진정한 의미

숙련된 변호사는 하나의 질문으로 열 개의 사실을 확인하려 하지 않습니다. 열 개의 질문으로 열 개의 사실을 하나씩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열 개의 사실이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되도록 질문의 순서를 설계합니다.

반대신문은 변호인이 자신의 주장을 길게 설명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증인으로부터 확보한 짧은 답변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변호인의 주장을 대신 말하게 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One Fact Per Question 원칙은 단순히 질문을 짧게 만드는 기술이 아닙니다.

  • 증인의 답변 범위를 제한하는 기술
  • 증인이 선택적으로 답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
  • 불필요한 설명을 차단하는 기술
  • 객관적인 사실을 재판부에 선명하게 전달하는 기술
  • 이후 모순신문을 준비하는 기술
  • 재판부가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만드는 기술

성범죄 증인신문 질문에서 변호인이 해야 할 일은 증인과 논쟁하여 증인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사실을 하나씩 확보하고, 사실과 사실 사이에 논리적인 길을 만든 다음, 그 길의 끝에서 재판부가 스스로 결론을 발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핵심 체크리스트

  • 질문 하나에 서로 다른 사실이 두 개 이상 들어가 있지 않은가
  • 질문에 “그리고”, “또한”, “했으며”와 같은 접속 표현이 반복되지 않는가
  • 증인이 질문 일부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설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가
  • 사실이 아니라 법적 평가나 결론을 묻고 있지 않은가
  • 증인이 부인할 경우 제시할 객관적인 자료가 준비되어 있는가
  • 질문의 답을 기록을 통해 미리 예상할 수 있는가
  • 질문 하나가 사건의 핵심 쟁점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가
  • 객관적 행동과 증인의 주관적 심리 상태를 하나의 질문에 섞지 않았는가
  • 필요한 답변을 얻은 뒤 불필요한 추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있는가
  • 여러 개의 답변이 축적되었을 때 재판부가 자연스럽게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결론

하나의 질문에 여러 사실을 넣으면 증인은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을 선택하여 답변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여러 개로 분해하면 증인의 답변 범위는 좁아지고, 변호인의 통제력은 높아집니다.

좋은 성범죄 증인신문 질문은 반드시 짧은 질문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질문 하나에 하나의 통제 가능한 사실만 담겨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반대신문에서 변호인은 결론을 증인에게 인정받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결론에 필요한 기초사실을 하나씩 확보해야 합니다.

열 개의 사실을 하나의 질문으로 묻지 말고, 열 개의 질문으로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사실을 모두 얻었다면, 더 묻지 않고 멈추어야 합니다.


※ 본 글은 『무죄를 만드는 증인신문 기술』의 일부 내용을 바탕으로 홈페이지 독자를 위해 소개한 것입니다.

※ 실제 출판되는 교재의 내용과는 일부 구성 및 설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무죄를 만드는 증인신문 기술』은 실제 재판 경험을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서적입니다.

© 김현태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부산성범죄변호사
법률사무소 나인(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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